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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1일, 정부직할 17번째 광역자치단체인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한 지 6년이 넘었다. 계획인구 50만을 목표로 했던 세종시 인구는 현재 32만에 좀 못 미친다. 그런데, 세종시의 출범에도 불구하고 지난 6년간 수도권의 인구는 줄어들기보다는 여전히 증가하여 지난 10월 말에는 전국 인구(5182만 1881명)의 49.75%(2578만2668명)로 그 비율이 높아졌다. 물론 세종시의 건설이 없었더라면 그 증가폭은 더 크고 집중도 역시 훨씬 심화 되었을 것은 자명하다. 문제는 세종시 건설을 통한 국토의 균형발전효과는 아직까지 언 발에 오줌 누는 수준에 불과한 반면, 중앙정부의 세종시 이전에 따른 행정력의 낭비와 비효율이 너무나 극심하다는 사실이다. 

당초 서울을 위시한 수도권에 지나치게 편중된 국토발전의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2004년 4월에 제정된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세종시를 잉태한 역사적인 단초가 되었다. 하지만 그해 10월 우리나라가 관습헌법에 의해 서울을 수도로 삼고 있는데 수도의 이전을 헌법이 아닌 법률로 결정한다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내려짐으로써 신행정수도 세종시의 건설은 좌절되는 듯 했다. 이를 두고 ‘사법 쿠데타’라는 비난과 함께 ‘헌재폐지론’까지 들먹였을 만큼 참여정부의 반발은 극에 치달았다. 지금 와서 말이지만, 위헌판결 없이 신행정수도 건설계획이 그대로 실행되었거나, 아니면 헌재의 판결에 승복하고 그 계획을 백지화 했더라면 적어도 오늘날 반신불구가 된 세종시의 부작용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참여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고매한 뜻을 그대로 접을 수가 없었다. 이듬해인 2005년 3월에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특별법’을 제정하여 세종시 건설의 법적 교두보를 확보했다. 헌법의 개정이 필요한 신행정수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중앙행정기관의 대다수를 세종시로 이전하여 사실상 지역균형발전의 마중물로 삼을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였다. 그와 함께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을 제정하여 정부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통해 낙후된 지방도시의 발전을 위한 기폭제로 삼으려 했다.

하지만 국가중추관리기능의 한쪽에 불과한 행정기관들을 이전했다고는 하지만 최고의사결정기관인 청와대와 입법기관인 국회, 그리고 대법원이 그대로 서울에 존치한 상태에서는 서울은 서울대로, 세종시는 세종시대로 130km의 물리적 거리보다 더 크고, 더 고질적인 비효율을 극복하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국정감사가 있을 때면 서울과 세종시를 하루에도 한 두 번씩 오가는 ‘길과장’, ‘길국장’이 양산되고, 여전히 가족은 서울에 남겨진 채 세종시에서 혼밥을 먹는 가장들의 애환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도다. 늘상 장, 차관은 서울에, 국, 과장은 세종시에 떨어져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지 못하여 발생하는 정책의 품질저하, 일주일에 사흘은 세종시에 이틀은 서울시에서 지내는 공직생활의 부박함을 어찌 다 계량화 할 수 있겠는가. 한국행정학회를 비롯한 여러 연구기관에서는 정부기관의 세종시 이전으로 인하여 연간 3~5조원의 예산낭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하며, 통일 후 재이전이 이뤄지면 100조원이 넘는 낭비가 예상된다고 한 바 있다. 물론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다소간 부풀려진 점도 없지 않을 것이고, 세종시 건설에 따르는 수도권 과밀해소라는 긍정적 요인을 감안 한다면 필수불가결한 비용이라 볼 수도 있다.

더 이상의 논쟁은 의미가 없다. 세종특별자치시는 이미 지어졌고, 중앙행정기관 42개, 정부출연연구기관 15개가 이미 이전을 완료했다. 이제는 세종시 건설에 따른 행정의 비효율을 문제 삼기보다는 세종시가 명실상부한 정부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채워줘야 할 시점이다. 근자에 와서 이러한 문제점 해소를 위해 국회 분원과 대통령 제2집무실의 세종시 유치를 논하는 이가 많다. 물론 그러한 방안이 단기적인 대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설사 남북통일이 된다고 하더라도 세종시의 정부기능을 서울시로 도로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은 극히 편협된 사고일 뿐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차제에 현재 논의되고 있는 헌법 개정이 이뤄질 때 아예 세종시를 대한민국의 수도로 지정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최대도시인 뉴욕과 수도 워싱턴의 관계처럼, 호주의 시드니와 캔버라의 관계처럼 우리나라 서울과 세종시가 근본적으로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헌법에 명문화 해야만 한다. 서울은 뉴욕처럼 세계유수의 대도시로서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서 기능을 하고, 세종시는 청와대와 국회, 그리고 대법원까지 이전하여 명실상부한 수도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나마 늦었지만 현명한 방향설정이라고 본다.

청와대와 국회가 왜 꼭 서울에 남아있어야 하는가. 600년간 우리나라 수도였던 서울이 동북아의 가장 매력적인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수도 기능을 덜어내더라도 이미 차고 넘친다. 권력을 지향하는 이는 세종시로 가고, 기업인과 예술가, 그리고 우수한 두뇌들이 모여드는 서울을 동북아의 뉴욕처럼 만드는 것 또한 멋지지 아니한가.(도시미래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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