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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 유행이 따르듯 음식에도 유행이 따른다. 유행이 지나도 꾸준히 사랑받는 메뉴가 있는 반면, 딱 그 순간에만 반짝하고 사라지는 메뉴들이 다반사다. 십 년 전만 해도 종로 중심가에 빼곡히 들어찼던 불닭 전문점이 지금은 단 한 곳도 남아있지 않는 것만 봐도 그렇다. 유행을 타는 메뉴의 특징을 보면 자극적인 음식이 많은데, 맵다 못해 입 속이 얼얼하게 아프기까지 한 매운 떡볶이, 불닭, 닭발이나 치즈를 한가득 넣은 느끼한 맛의 시카고 피자, 치즈 곱창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정규 TV나 온라인 방송 매체에서도 먹방이 흔해지고, SNS가 활성화됨에 따라 맛집에 대한 정보를 흔하게 접하고 있는데, 최근에 심심치 않게 자주 보이는 단어가 있다. 바로 ‘마라(痲辣)’다. 마라는 저릴 마(痲), 매울 랄(辣)을 합친 한자어로 저리게 매운, 혀가 마비될 정도로 맵고 얼얼한 맛을 뜻하는 중국 사천지역의 음식이다. 마라 요리는 재료나 조리법에 따라 마라탕, 마라샹궈, 마라롱샤 등 그 종류도 다양한데, 그 중 마라샹궈는 고기, 해산물, 건두부, 중국당면, 채소 등 원하는 재료를 마라 소스와 함께 볶아내는 요리다.

 

 

[정릉동 주이마라 전경/자료= urban114] 

 

 

국민대 지하세계라고 불리우는 성북동 고갯길 초입에는 ‘주이마라’라는 식당이 있다. 간판에는 마라샹궈, 훠궈, 마오차이 전문점이라고 되어있는데, 메뉴는 이 3가지가 전부다. 꿔바로우나 어향가지 등 다른 사천요리 전문점에서 봤던 메뉴의 다양함은 없지만, 메뉴 하나하나 마다 정성이 깃들여져 제대로 된 맛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마라탕, 마라샹궈 식당은 손님이 직접 바구니에 원하는 재료를 양껏 담아 카운터에서 무게당 가격을 계산하면 조리를 해주는 시스템으로 조금만 푸짐하게 담아도 금방 3~4만원이 채워지는데, 주이마라의 마라샹궈는 3~4인 양을 주문하면 3만원에 골고루 푸짐하게 나온다. 내 마음대로 재료를 골라 담는 재미는 없지만, 재료나 양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알아서 푸짐하게 해주니 편하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재료를 담아 본 사람들은 이곳의 양이 가격대비 결코 적지 않다는 것도 단번에 알 수 있다.

 

 

[주이마라의 인기 메뉴 마라샹궈(3~4인)/자료=urban114]

 

 

마라샹궈를 좀 먹어봤다하는 사람들도 이 곳 마라샹궈를 최고로 꼽는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마라샹궈는 마라라는 얼얼한 느낌의 베이스는 같지만, 누가 어떻게 볶느냐에 따라서도 맛의 차이가 뚜렷하다. 재료를 담아서 볶아주기만 하는 마라샹궈는 재료의 배합이 달라지기 때문에 맛이 늘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주이마라의 마라샹궈는 매일 같은 양을 넣어 정성스럽게 조리하기 때문에 맛이 거의 일정하다. 그래서 그런지 지역 특성상 유동인구가 별로 없는 지역인데도 불구하고, 입소문이 퍼져서 요즘에는 식사 시간에 조금만 늦어도 자리가 없는 일이 다반사다.

 

주이마라의 메뉴 중에서 마라샹궈와 훠궈는 알겠는데, 마오차이는 어쩐지 생소한 이름이다. 마오차이란 혼자서 즐기는 훠궈로 1인분이 한그릇에 끓여져 나오는 메뉴이다. 훠궈는 전골냄비에 푸짐하게 나오는 음식이라 주변에 함께 즐기는 사람이 없으면 좀처럼 먹기 힘든 메뉴인데, 이런 점에서 마오차이는 혼밥 메뉴로도 인기가 좋다.

  

 

 

[주이마라의 마오차이. 마오차이는 1인용 훠궈라는 뜻이다./자료=urban114] 

 

 

중국말로 주이(醉)는 취하다라는 뜻으로 가게 이름인 주이마라(醉痲辣)는 ‘마라에 취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먹고 있어도 먹고 싶은 마라샹궈를 떠올리면 ‘거 참 가게 이름 잘지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마라’라는 메뉴가 반짝하고 지날지, 아니면 계속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설령 유행이 지난다 하더라도 이 집만큼은 사라지지 않고 꾸준히 이어지길 바란다.

 

 

journalist.g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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